설은영 <집시, 달을 굽다> (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단편소설)


본문 중에서 발췌해 올립니다.
볼드 처리는 제 맘대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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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호는 엄마가 살던 월세 보증금으로 장례를 치렀다. 그리고 빈손의 고아가 되었다.


엎드려 잠만 자겠다고 고개를 숙이는 은호에게 선배는 내 집처럼 편히 지내라고 했다. 그녀는 별일 아니라는 듯 굴었지만 은호에게 그것은 기적이었다. 군식구가 늘어나니 당장에 공과금부터 두 배로 늘어날 터였는데도 선배는 개의치 않았다. 덕분에 은호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학교에 계속 다닌다.


"뭐야, 한 교수랑 안 잤어? 에라 한심한 인생아. 그러니까 지연이한테 장학금 뺏겼지. 걔는 확실히 잤을걸?"
은호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. 여태 빠짐없이 받았으니 이런 사태는 염두에 둬 본 적도 없었다.


여성전용 대출 서비스 광고지였다. 왜 남성전용 대출서비스는 없는 걸까. 종이를 구기며 은호가 생각했다. 은호에게는 이런 곳에서도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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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까지 앞뒤가 안 맞는 글을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. 이 사람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데, 도대체 논픽션인 '88만원 세대'보다 못한 픽션을 써제끼며 '돈 없는 20대' 이야기를 우려 먹는 짓은 물론 짜증나지만, 굳이 거기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.
암튼 이따위 글이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현실에서 소설 번역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내가 바보라는 생각 밖에 들지 않는다. 이 자의 당선 소감을 보니 '쉼 없이 쓰리라 약속한다'고 하는데, 이따위로 쓸 거면 제발 쓰지 마세요. 새해 첫 날부터 제대로 열받음.
혹시 제가 대출에 대해 잘 몰라서 이러고 있는 거면 누가 제발 좀 알려주세요. 남의 집에 공짜로 얹혀 살면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는, 꼬박꼬박 장학금 받는 여자 대학생이 학자금 대출은 받을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여성전용 대출 서비스는 못 받는다는 설정이 가능한 건가요?
by 우너열 | 2011/01/01 12:50 | | 트랙백 | 덧글(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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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rks at 2011/01/01 18:11
1월1일이니 오늘 신문에 실렸겠군. 난 안 읽을래. ㅎㅎ 지나서 생각해보니 감샘의 '미끼'는 재미있고 훌륭해. 그 사람이야말로 코미디야. ㅎㅎㅎ
Commented by wa at 2011/01/02 06:47
장학금은 거의 부분 장학금이지 않나? 그럼 학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을걸. 대출 서비스 얘기는 나도 잘 모르겠네. 학자금 대출 이자가 밀린 건가 근데 그럴 정도면 이미 학자금 대출도 안 될 거 같은데
Commented by scaface at 2011/01/03 12:11
전단지 대출은 즉 대부업체는 여자는 몸둥아리가 담보니 대츨해 주고 남자는 자동차나 담보가 있어야 되요 잘 썻구만
Commented by 우너열 at 2011/01/03 15:51
ㄹㅋㅅ/ 저도 우연히 읽었다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ㅎㅎㅎ

wa/ 으흠. 근데 너 누구세요?

scaface/ 은호는 여자거든요....
Commented by ㅈㅁ at 2011/01/04 02:56
wa=ㅈㅁ였습니다
Commented by 우너열 at 2011/01/04 16:37
ㅈㅁ/ 아 내가 센스가 없었군...
Commented by nara at 2011/08/15 00:23
이런게 바로 오류라고 하는 것임. ㅎ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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